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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울린 씹덕글이 올라와요

  • R

    나,
    조금도 맞고 싶지 않다

    나,
    오로지패고만싶다.

    그저 때리고 또 때리고,
    그러고도 또 때리고만 싶다

    모두를 쥐어팰 수만 있다면,
    한 대도 맞지 않고 그런 것이 허락되는 지금이
    오늘 내게 와준다면

    2024년 11월 01일 ― 나는 왜 이렇게 웃긴가,이반지하

  • R

    상처 입히더라도, 상처 입더라도, 상처 받더라도,
    너희는 지상으로 내려왔어야 했던 거야.

    2024년 10월 13일 ― FGO, 2부 5장 전편

  • R

    처절하고, 추잡하고.
    어쩌할 도리 없는 애절한 감정을 토해낸다.

    설령, 그것이 흉한 상처가 되었다고 해도.
    설령, 그것이 괴로운 이별이었다고 해도.
    나는 그 누군가에게 나이프를 꽂고 싶었다.
    마구 베고 싶었다. 피를 흘렸으면 했다.

    그 상처야말로, 내가 그 사람에게 남길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으니까.

    잊히고 싶지 않은 거에요.
    아름다운 추억 따위로 남고 싶지 않은 거에요.

    평생, 꿈을 꿀 때마다 시달릴 정도로
    저를, 기억해 줬으면 하는 거에요.

    2024년 10월 13일 ― FGO, 2부 5장 전편

  • R

    당신은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하기를 바라는 겁니까?
    당신을 사랑하니까, 당신을 맹목적으로 사랑한다고 무조건 당신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겁니까?
    오로지 당신만을 위해 살다가 나 자신을 서서히 파멸시키면서 말입니다……

    2024년 10월 13일 ― 뇌막염 환자와 그녀를 따라다니는 그림자

  • R

    제 죄를 외면한 채로 복수에 몸을 던졌다.
    끊임없이 머뭇거렸고, 주위를 휘말리게 했다.
    타인을 상처입히고 그들이 가진 것을 빼앗았다.
    새로 태어난 자신이 저지른 복수의 흔적이다.
    권현석은 그런 자신을 믿고 나아질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그가 죽었다.

    자신이 누구인지 선택하라는 말과 함께.

    2024년 10월 13일 ― 회색도시, 2부 6장

    • 권현석은 겨우 눈을 떠 정은창을 보았다.
      그가 선택한 모든 게 무너져내렸다.
      그 잔해에 묻혀, 이제 자신은 죽음을 앞두고 있다.
      다시 돌아온 이가 있기에 절망하진 않겠다.
      믿고 있는 자들이 있기에 후회만을 남기진 않겠다.
      길을 잃은 남자가 울며 묻는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달라고 애원한다.
      다시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 건 자신이었다.
      대답해 주어야 한다.

      "스스로 선택해. 할 수 있잖아?"

      2024년 10월 13일

  • R

    선의가 아니면 믿을 수 없다고?
    상대가 친절하지 않으면 친절해선 안 되는 거야?

    내가 상대를 믿는 것과, 상대가 나를 배신하는 건 아무 상관도 없었어.

    맞아, 나는 혼자야.
    그러니까 내 일은 내가 정해.

    난 아무도 친절하게 대해 주지 않아도, 아무리 배신당하더라도,
    아무도 믿지 않는 비겁한 사람은 되지 않을거야!

    2024년 10월 13일 ― 십이국기

  • R

    날 떠난 다음 당신은 내내 편하게 잠을 한숨도 못 잤죠?
    억지로 눈을 감아도 자꾸만 내가 보였죠?
    당신은 그렇지 않았습니까?
    그날 밤 시장에서 우연히 나와 만났을 때, 당신은 문득 다시 사는 것 같았죠?
    마침내.

    이제 내 손도 충분히 보드랍지요?

    2024년 10월 13일 ― 헤어질 결심

    • 난 해준 씨의 미결 사건이 되고 싶어서 이포에 갔나 봐요.
      벽에 내 사진 붙여 놓고, 잠도 못 자고 오로지 내 생각만 해요.

      2024년 10월 13일